전군 유일의 육사 군마대를 아시나요?
군마(軍馬)는 근대 이전까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였습니다. 말을 이용해 병력과 물자의 신속한 이동을 가능케 해 전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으며, 징기즈칸이 사상 최대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력한 기병부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 영웅 곁에는 늘 명마가 있었으며, 중국 초나라 항우의 오추마, 한무제의 한혈마, 삼국지 관우의 적토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마(天馬)였습니다. [육군 블로그 아미누리에 2011년 8월 19일에 포스팅 기사 원문은 아래 링크를 참고바랍니다.]
<한국군 기병부대의 역사>
정부수립 후, 우리 한국군에도 한 때 기병부대가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농가에 위탁 사육했던 일
본산 개량마 350필을 모아 1945년 4월 수도사단 기갑연대 산하에 기병대대를 창설(초대 단장 소령 이용문)했으나, 6.25전쟁으로 말들이 죽거나 다치면서 불과 1년 여 만인 1950년 7월 부대가 해체되었습니다. 이후, 1972년 1군사령부 예하에 우리 재래마인 조랑말 20마리로 중대급의 타마(駝馬)부대가 만들어졌으며, 타마부대는 악천후 시 전방부대에 보급품을 수송하고, 무장공비 침투 시 산악지대에서 조랑말을 타고 은밀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대간첩 작전을 수행하였습니다. 타마부대는 한 때 200여 마리까지 늘어났지만 장비들이 기계화되면서 1982년 해체되었습니다.
<전군 유일 육사 군마대>
육사 군마대는 1949년 창설된 기병부대의 정신을 이어받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출연한 2만 달러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말 32필을 도입해 1966년에 창설되었으며, 현재는 말 25필과 승마지도사, 군마관리원, 군마조교병, 수의병, 행정병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입니다.
군마대는 생도들의 승마 교육과 교내외 기마퍼레이드를 지원하며 생도들의 화랑의 기사도 정신 함양과 호연지기, 대담성, 체력증진, 건전한 사고력을 기르는데 이바지하고 있으며, 또한 화랑제, 졸업ㆍ임관ㆍ입학식, 생도의 날 승마퍼레이드를 지원하고 ‘하이 서울 페스티벌’, 미군부대 창설 마필지원, 삼육대ㆍ고려대 승마지원, 청와대 경호원ㆍ울릉도 어린이ㆍ외국 생도ㆍ안보토론 대학생ㆍ화랑청소년 승마지원 등 각종 대외기관 행사를 지원하여 효율적인 사관학교 홍보 및 軍의 대민친화 활동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관학교의 위상과 육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전통성의 강한 이미지 쇄신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1953년 6월 지리산 공비 토벌작전 중 헬기추락으로 순직한 故이용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66년 이후, 매년 전국 승마 대회를 개최하여 ‘국민생활체육 활성화’라는 국가시책에도 호응하고 있습니다.
1968년 청와대 기습사건 등 두 번을 제외하고 해마다 열려 올해로 43회 째를 맞는 이용문 장군배 전국 승마대회는 올해 5월 25일 사관생도(육사 5명·공사 8명)와 대한승마협회 등록선수 등 8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군마와 군마조교병>
육사 군마대 승마장, 그리고 뒤에 보이는게 마사입니다.
군마조교병들이 군마들의 마필운동을 시키기 위해 승마장으로 집결합니다. 군마조교병들은 모두 특기병으로 선발된다고 합니다.
군마조교병들은 매일 평보, 구보등의 마필기승운동 및 조마삭운동 등을 실시합니다. 조마삭운동은 훈련되지 않은 말을 길들이는 운동으로 말의 긴장을 풀어주고 재갈의 저항을 제거시켜 온순하고 쾌적한 상태의 말을 탈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쉬고 있던 군마들은 승마전에 필히 조마삭운동을 실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군마의 마명은 소보루입니다. 소보루빵 아시지요? 김중온 상병이 소보루를 목욕시키며 시원하게 물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서있기만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날씨에 말들도 무척 더웠던지 물을 즐기는 모습이더군요!
황대헌 이병 역시 자신이 훈련시키며 땀을 많이 흘린 군마 빌뎀의 목욕을 열심히 시켜주고 있습니다. 빌뎀도 시원한 물줄기를 느긋하게 즐기는 모습이지요?
목욕을 마친 빌뎀, 신수가 훤해 보이지 않나요?
육사 군마대의 마사입니다. 이 곳에서는 현재 25두의 군마가 있으며 군무원(군마관리원, 사육담당원)이 근무하며 마필들과 마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빌뎀! 많이 먹어
황대헌 이병이 자신이 훈련시키고 목욕시킨 빌뎀에게 사료를 먹이고 있는 모습이 무척 다정스럽습니다. 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군마와 조교병들 간에는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전 중에는 마필기승운동을 중심으로 군마들의 훈련을 시키고, 시원한 목욕을 마치고 난 후 마사로 데려와 군마에게 사료를 급여하고 나서야 군마병들이 오전과업을 마칩니다. 오후에는 군마대의 영점사격과 축소사격훈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점조준은 확실하게>
취재 당일 오후에는 군마대가 소속되어 있는 육사 보급근무대의 사격훈련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사격훈련은 육군사관학교 내의 실내방음사격장에서 영점조준사격부터 실시했습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M16소총의 소리가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자신의 소총은 언제든지 사격을 하면 백발백중이 되도록 확실하게 영점조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대원들이 사격을 하는 순간 순간이 진지해 보였습니다.
<군마와 마사관리>
군마대에는 군마조교병 이외에 수의병도 있습니다. 수의병들은 군마대 군마들의 각종 질병을 진료하고 부상당한 군마들을 치료합니다.
마방이 정말 깨끗하지요?
1999년생 뉴질랜드산 마필인 자유로가 배가 고픈가 봅니다. 군무원들이 사료급여를 위해 준비해둔 사료통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네요.
사격을 마치고 돌아온 군마조교병들이 다시 마사로 돌아와 군마 장구류 등을 정리하고 군무원들과 함께 군마에게도 든든하게 사료를 급여하고 나서야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오늘의 과업을 마치고 마사를 떠나 생활관으로 향합니다. 군마조교병들의 말에 의하면 전투복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세탁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건 그만큼 이들이 군마들과 가까이 지내며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는 증거 아닐까요? 하루도 채 있지 않았던 저도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으니까요!
육군사관학교 군마대장 박창보 대위는 취재를 마치고 간단한 인사말을 부탁하자 "육사군마대는 전국 유일의 말을 관리하고 승마 교육을 담당하는 오랜 전통과 역사을 가진 부대로써 생도 승마교육으로 호연지기, 화랑도 정신 함양을 통해 육군 정예장교양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화랑리더십 상무체험등 각종 행사지원에 따른 대민 친화활동으로 육군의 이미지 제고 기여에 부대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군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군마대원 모두가 단결된 모습으로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여 최상의 전투력 함양은 물론 육군의 초석이 되는 생도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전군 유일의 육군사관학교 군마대 화이팅!
<글.사진 임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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